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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리뷰 <깨끗한 존경> 이슬아 인터뷰집 찰스엔터 추천책

by yooniverse_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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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존경
이슬아의 첫 번째 인터뷰집. 정혜윤, 김한민, 유진목, 김원영과의 긴 대화가 담겨 있다. 네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들은 뒤 감탄과 절망을 오가며 새로운 자신을 향해 나아간다. 2019년 〈일간 이슬아〉 시즌 2에 연재된 인터뷰 원고를 모아 다듬은 책이다.
저자
이슬아
출판
헤엄
출판일
2019.11.13

 

독서 동기: 찰스엔터 추천 가볍지만 울림이 있는 책

  2024년부터는 책도 많이 읽고 그 책을 기록으로 많이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름 나름 생각이 많은 감성충인데 이 생각들이 휘발되어 버리는 게 갑자기 아깝게 느껴졌다. 그럼 책리뷰를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지인들이 잘 모르는 티스토리에 쓰면 일기 쓰듯이 편하게 쓸 수 있겠다 싶어서 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혹시나 사람들이 많이 보면 구글 애드센스에서 돈도 주니까 여기가 딱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2024년에는 책도 많이 읽고 그 책을 티스토리에 기록을 남겨보자 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1월부터 4월까지 책을 11권을 읽었다. 작년에 비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작년엔 10권도 안 읽었다. 역시 목표를 세워야 뭔가 되긴 되는 듯..

  이 책은 환승연애 3을 재밌게 보다가 환승연애 3을 리뷰하는 찰스엔터를 알게 되고 찰스엔터를 보다 보니 김찬미라는 사람의 인간적 매력에 빠지게 되어 찰스엔터 브이로그를 정주행 하다가 책 추천 영상까지 보게 됐는데 거기서 추천했던 책이다. 알고리즘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읽게 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찰스엔터가 추천하는 책에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몇 가지 있는데, 기회가 되면 이것들을 꼭 읽어봐야겠다. <구의 증명>, <젊은 ADHD의 슬픔>, <창작과 농담>,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위라클>, <긴긴밤>, <모순> 등등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추천해 줬다.

 

정혜윤 인터뷰

혼신의 힘을 다 하고 나서 발 뻗고 자는 느낌을 아느냐고 그가 물었다. 나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 p.13

저는 '다시'라는 단어가 그렇게 부드러워요.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 실수를 만회하고 다시 용서받고 다시 힘을 얻고 다시 깨졌던 관계는 복원되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p.17

'당신도 한 번 겪어보세요'라는 말이 여기까지 올라오는데도 있는 힘을 다해서 참아요. 자신의 윤리로는 할 수 없는 말이라서요. 그 이유는 자기가 겪고 있는 게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에요. 어지간히 고통스러워야 너도 한 번 겪어봐라고 할 텐데, 인간으로서 그 말만은 차마 못 하겠는 거예요.
-p.19

내가 뭐 하려고 이 세상에 왔을까, 무슨 일을 일어나게 하려고 태어났을까, 항상 생각해요.
-p.24

 

세월호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세월호 사건 당일이 아직도 기억난다. 대학 동기와 부엉이 돈가스를 먹으면서 소식을 접했고 금방 다 구해지리라 믿었는데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하루하루 이어지며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후 10년 정도 후에 벌어진 이태원 압사 사건도 이에 버금가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이기에 더 안타까웠고, 충격적인 뉴스와 영상들이 머릿속에 세게 기억됐다. 세월호에 대해 오랜만에, 그리고 연대에 대해 처음으로 그 마음을 생각해 보게 된 인터뷰였다.

김한민 인터뷰

이 시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데, 무엇을 안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가능성들이 있으니까요.
-p.67

어떤 순수주의자, 퓨어리스트가 되는 것에 갇히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면 비건이 종교이자 복음이 돼요. 물론 래디컬 한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요. 우리는 '거짓말을 줄이자'라고 말하지는 않잖아요. '거짓말을 하지 말자'라고 말하죠. 우리는 모두 참말주의자잖아요. 참말주의자지만 상황에 따라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요.
-p.83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게 되면 정신이 명료해지는 것 같아요.
-p.92

그런데 오래가는 것에 대해 저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꼭 지속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요. (...) 연인 사이에서도 감정이 고갈되었음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이제 사랑하지 않는다고 용기를 내서 말할 필요가 있어요. '성격 차이' 혹은 '어떤 사정이 있어서'라고 흐지부지 흐리멍덩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고요.
-p.98

사람들이 공감을 '나의 메시지에 네가 동의하느냐'는 의미로 쓰더라고요. (...) 심지어 동의하지 않고 반론을 제기한 사람에게서도 저는 공감을 봐요. 공감은 동의가 아니니까요.
-p.111

김한민이 책임감을 '반응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response+ability=responsibillity인 거라고.
-p.114

우연히 책 <깨끗한 존경>과 <아무튼 , 비건>을 같이 사 왔는데 깨끗한 존경 안에 <아무튼, 비건> 저자가 있을 줄은 몰랐다. 요가를 하고 나면 몸이 정화된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 비워진 몸에 나쁜 걸 넣기 싫어서 좋은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 비건 책을 하나 집어서 사 온 것인데 이렇게 우연히 두 책이 연결되는 것이 신기했다. 순주주의자, 공감과 동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인터뷰였다.  

유진목 인터뷰

이제는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과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점점 모르겠는 거예요.
-p.179

한 집에 있기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남의 좋음을 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것. 혼자서도 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스스로의 보호자가 되는 것. 그러다 혼자가 아닌 사람이 되는 것.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망설임 없이 부르는 것. 노브라로 무대의 서는 것. 미래의 내 눈으로 지금의 나를 보는 것. 닮고 싶은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 밥을 먹는 것. 사랑 속에서 아무에게도 설명할 필요가 없는 낮과 밤을 보내는 것. 기쁨과 슬픔이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셔터를 내리는 것. 떠나는 것. 불행한 시간에 굴복하지 않는 것. 때로는 삶에 대해 입을 다물며 그저 계속 살아가는 것. 그러다가 웃는 것. 이런 성취들을 나는 '작은 전지전능'이라고 부르고 싶다.
-p.184

 

내 30대에서, 아니 한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과업이 뭐냐고 하면 바로 연애와 결혼을 꼽을 것이다. 평생의 친구를 서로 약속하는 건 너무나 대단하고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상대방에게 한 집에 있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실없이 많이 웃으며 지내고 사소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건 분명 나에게 아주 큰 성취가 될 것이다.

 

김원영 인터뷰

처음으로 헬스를 배워보니까 그동안 얼마나 되는대로 막 해왔는지 알게 되었죠. 건강에 좋지 않은 근육들을 길렀구나.
-p.204

청소년들은 관계에서 생존본능에 가깝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주류가 되려고 혹은 주류에 속한 애들이랑 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게 생각나요. 다시는 청소년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네요. 저도 청소년기가 싫어요. 지금이 좋아요. 사람들 속마음은 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어느 정도의 합의가 있잖아요.
-p.218

우리는 한 사람을 '본다'라고 할 때 그 행위는 사진을 찍는 행위보다 초상화 그리기에 더 가깝다. 특히 당장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을 볼 때가 아니라 기억을 떠올릴 때 더욱 그렇다. (...) 그가 보여준 미세한 떨림과 다양한 표정, 긴장했을 때 움츠러들던 어깨, 해 질 녘 그림자가 진 옆얼굴, 지쳤을 때의 목소리, 들떴을 때면 쭉 펴지던 목선,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힘껏 들어 올릴 때의 팔뚝 등이 하나로 밀도 있게 통합되어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p.225

너무 멋있는 거예요, 진짜! '저런 면모가 있구나.' 싶고요. 그 면모를 본 순간 그전까지 봐온 다른 면모들과 정말 통합되는 것이지요. '아,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구나.' 새삼 알게 된 거죠. 이 이후에 싸우기도 했지만 여행에서의 그런 순간 덕분의 시간의 힘을 느꼈던 것 같아요.
-p.229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다. 나 자신이 가장 부끄러웠던 부분이었다. 나 또한 편견덩어리라고 느꼈다. 장애인과 아름다움에 대해 나도 편견에 아주 많이 갇혀있고, 이 한계는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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